환경에 적응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어려워진다.
심신 기능에 발생하는 부하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스트레스원이다. 부하 혹은 부담의 증가로 인한 과부하는 보유한 용량이 과제로부터 요구되는 용량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부하는 과제의 난이도나 개수가 증가할 때 나타나며 보유한 용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Klebelsberg(1989)는 사용할 수 있는 정보 용량을 100%라고 가정할 때, 자동화된 작업은 정보의 약 40%, 생리적 작업 준비를 위해서는 용량의 약 50%, 통상적인 예비를 위해서는 용량의 약 80%까지 그리고 자기 방어적 예비를 위해서는 용량의 약 80%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작업 종류와 사용할 수 있는 정보 용량이 다르면 부하나 부담 혹은 과부하를 경험한다. Schmidtke(1973)는 부하와 부담의 경계를 생리 현상 차이로 기술하였다. 심장박동이 1분에 30회 이상 증가하고, 호흡 균형이 유지되며, 상황 종료 후에는 맥박이 안정된 상태로 즉시 돌아올 수 있는 상태이면 부하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생리 현상이 부하 상태 이상을 유지하게 되면 부담이라고 설명하는데, 과부하는 부하가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부하 측정
시간-선분 모델에 따르면 부하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주어진 가용 시간에 과제 수행을 위해 실제로 필요한 시간의 비율로 정의된다. 즉, TR/AT의 비율이 1.0을 넘어갈 경우, 작업자는 과제를 수행할 시간이 부족해져서 부하를 느낄 수 있다.
Kuting(1976)은 다수의 생리적 지표를 부담과 연관시켜 추론해 보았지만 일치된 결과가 많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이것은 생리적 지표로만 부하를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리적 지표와 부하의 관계보다 더 바람직한 관계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부하를 파악할 수 있는 보다 실효적인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하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심박률이나 뇌파 혹은 GSR같은 생리적 측정치이다. Brookhuis, Vries와 Waard(1991)는 자동차 운전 중 전화를 사용하면 운전만 할 때보다 심박률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이것은 과제가 늘어나면서 부하가 가중되는 것이 심박률 등의 생리적 지표 변화로 나타난 것이다.
- 과부하와 위험
Caplan과 Jones(1975)는 3가지 요인(불안, 분노, 우울)으로 구성된 A유형 성격 질문지를 사용하여 A유형과 부하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 불안, 분노, 우울 가운데 불안은 작업부하 수준(지표는 높은 심박수)과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Greenglass, Burke와 Moore(2003)의 연구에서도 합병과 인원 감축으로 인해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하게 된 간호사들은 냉소적 감정이나 정서적 소진감, 탈진, 분노와 같은 심리적 고통을 더 많이 호소하였다.
버스 운전자의 부하와 건강, 삶의 질 등에 대한 조사에서도 부하를 많이 느끼는 버스 운전자일수록 일을 마치고 난 후에 극도의 피로를 호소할 뿐만 아니라, 긴장을 푸는 것도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부하는 버스 운행 일정 때문에 서두르는 정도, 시간 압력을 느끼는 정도, 운행 일정을 지키기 위해 느끼는 긴장 정도 등 주로 운행 계획과 관련한 부담을 측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버스 운전자가 정해진 운행 일정과 이로 인해 유발되는 시간적인 압력을 부담으로 느낄 수 있으며, 과부하로 인한 피로 유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순철(2008)은 직업 운전자 가운데 화물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부하와 피로를 연구하였다. 부하는 정신적 부담, 신체적 부담, 시간적 부담, 작업의 어려움, 노력의 부담과 좌절감으로 구성된 다차원 작업부하 지표인 NASA-TLX로 측정하였고, 피로는 시각적 표시 척도인 VAS로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화물차 운전자가 일반 운전자보다 피로를 더 많이 호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두 운전자 집단 모두에서 운전을 하면서 신체적 부담이 큰 운전자일수록 피로를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화물차 운전자가 피로를 많이 느끼는 것에는 신체적 부담 외에도 정신적 부담과 시간적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 이것은 작업부하 자체가 피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운전을 하는 목적에 따라서 피로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부하의 하위 부담 요인이 다를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순철, 오주석, 송훈화, 윤대섭, 황윤숙의 후속 연구에서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부하와 관련된 성격 및 태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였다. 연구자들은 관계 적응성, 상황 불안, 위험 감수성, 준법정신으로 구성된 운전행동 결정 요인과 상황 둔감성, 불안전운전, 주의집중 소홀, 운전 자신감으로 구성된 운전 확신 수준 질문지의 문항 가운데 NASA-TLX 총점과 의미있는 상관관계를 보인 문항을 선별하여 이 문항들로 새로운 부하 관련 성격 및 태도 요인을 구성하였다. 연구 결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데 불안감이나 긴장감을 느끼는 운전자들은 운전 중 높은 부하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교통 참가자들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운전자들도 운전 중 높은 수준의 부하를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위험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보상행동을 하는 운전자들도 운전 중 높은 수준의 부하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보상행동을 선택하기 위한 노력 자체가 부하를 발생시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련의 연구는 부하나 과부하가 인간의 여러 심신기능에 무리를 발생시키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실수나 착오 혹은 폭력적 선택이 증가하면서 위험과 사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공통된 결과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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