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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안전심리학

위험과 안전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by whydontyou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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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험과 안전의 특성

 1) 객관적 위험과 안전 vs 주관적 위험과 안전

 환경이 가지고 있는 실체적 위험을 '객관적 위험(objective danger)'이라고 한다면, 환경의 실체적 위험에 대한 평가를 통해 개인에게 인식되는 위험을 '주관적 위험'(subjective danger)'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순열,2016) 인간은 환경에 존재하는 실체적 위험인 객관적 위험에 대해서 주관적으로 인식하고 느껴지는 범위까지만을 위험으로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에게 위험이란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위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하는 위험에 대해서 인식하는 정도인 주관적 위험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험과 안전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은 객관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접근과 함께 위험에 대해서 인식하는 주관적 평가 과정을 파악하고, 주관적 위험 인식이 적절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객관적 위험에 대한 주관적 위험평가가 어긋나게 되면 인간은 위험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없으며, 안전을 온전히 누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 위험과 주관적 위험평가가 일치하는 것, 즉 위험한 상황을 위험하게 인식하고 안전한 상황을 안전하게 받아들이는 것, 이것을 통해서 위험에 적절히 반응하고 안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안전심리학(safety psychology)의 목표이다. 앞서 밝힌 안전에 대한 정의를 바탕으로 '객관적 안전(objectve safety)'을 환경의 실체적 위험이 줄어든 상태라고 정의한다면, '주관적 안전(subjectve safety)'은 실체적 위험이 줄어든 것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줄어든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끊임없이 위험 감소를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거나, 남아 있는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끊임없이 위험 감소를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거나, 남아 있는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여 방심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심리학을 연구하는 또 하나의 목표는 줄어든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여 안전해지기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를 적절히 조정하거나, 남아있는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여 방심하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다. 

 Klebelsberg(1989)는 객관적 안전과 주관적 안전의 관계에 대해서 객관적 안전 상황보다 주관적 안전에 대한 인식이 더 높을 때 덜 안전해지는 상황에 놓이며, 주관적 안전보다 객관적 안전이 더 높을 때 더 안전해지는 상황에 놓인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순열(1986)은 객관적 안전과 주관적 안전의 차이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객관적 안전보다 주적 안전에 대한 인식이 더 낮은 것도 또 다른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객관적 위험을 줄이고 안전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물리.공학적 기술개발과 안전투자, 인지 및 인간공학적 행동 관리와 교육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주관적인 위험과 안전은 심리적 작용을 통해서 획득되는 것이므로 적절한 조절이나 대응이 쉽지 않다. 실제로 객관적 위험이 높고, 안전이 낮은 상황인데도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여 안전행동을 생략해 버려서 사고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객관적 위험이 낮고, 안전이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위험을 느껴서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나머지 안전을 획득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제한된 부분에만 몰입하거나, 한두 가지 방법만 고집하다가 다른 국면에서 위험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위험과 안전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은 객관적 위험을 낮추고 객관적 안전을 향상 시키기 위한 노력과 함께 위험과 안전에 대한 객관성과 주관성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와 객관적 위험과 객관적 안전에 주관적 위험과 주관적 안전을 일치시키는 방법을 밝혀내려는 노력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2) 객관적 위험과 객관적 안전의 특성  

 Schrodinger(2007)에 따르면 인간이 속한 자연계는 보존된 에너지의 변화를 통해서 모든 현상들을 구현한다. 이순열(2015)은 객관적 위험과 안전 역시 환경 속의 현상들로 에너지의 변화를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따르면 자연계는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열역학 제1 법칙(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에너지의 총량은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감소하는 것은 반대로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가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계에서의 객관적 위험은 바로 이러한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와 무질서도가 증가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열역학 제2 법칙(엔트로피 증가법칙) 현상이 발현된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즉, 물리학적으로 위험은 사용 가능한 에너지가 감소하는 것, 무질서도가 증가되는 것, 의미있는 정보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위험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 속성에 따르면 환경 속의 '객관적 위험'은 항상 증가되는 쪽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위험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도 자연 현상계는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방향인데, 이에 맞서는 모든 의도적 행위와 작용이 안전이다. 따라서 자연계의 '객관적 안전'은 위험을 감소시키려는 모든 의도적 행위와 작용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와 정보가 감소하는 것이 위험이라면 안전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와 정보를 증가시키고, 무질서를 감소시키려는 의도적 작용의 결과물이다. Schrodinger(2007)는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가 증가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와 의미가 있고, 질서 있는 정보의 의도적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Schrodinger(2007)의 견해를 안전에 적용해 본다면, 객관적 안전이란 객관적 위험 현상(엔트로피 증가 법칙의 발현)에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여 무질서를 줄이고, 의미 있고 사용 가능한 정보를 증가시키려는 의도적 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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